힘내라 청년노동자 '생애 첫 노조, 첫 파업' 이겨라

박현희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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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희 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더 싸워 보겠다고 한다. 벌써 몇 달째 파업으로 인한 무노동·무임금으로 임금이 반토막 나고, 또 여기에 생산량이 떨어졌음을 이유로 한 회사측의 일방적 임금삭감으로 손에 쥔 한 달 월급은 고작 40여만원.

그래서 생계문제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조합원들이 상당수 있는데도, 그들의 결론은 뙤약볕 내리쬐는 이 한여름의 거리에서 더 싸워 보겠다는 것이었다. 도급계약 해지와 공장출입 금지, 직장폐쇄 공고가 순차적으로 붙고 노사교섭도 결렬된 상황에서 복귀할 것인가 더 싸울 것인가에 대한 결론이었다.

악마의 일터, 정규직 제로 공장 만도헬라 비정규 노동자들 이야기다. 평균연령 30세 남짓. 전원 사내하도급. 12시간씩 주야 맞교대로 송도 공장에서 일하는 400여명 생산직이 모두 젊은 노동자들이었다. 개중에는 군대도 다녀오지 않아 군미필을 사유로 시급이 낮은 노동자들도 있었으니, 젊다기 보다는 앳되고 어린 노동자들이라는 것이 차라리 더 맞는 표현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대부분 수년씩 현장 경력이 있고, 국내 몇 안 되는 스마트 공장 시스템에 맞춰 생산통제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자신의 업무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한, 참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젊은 조합원들이었다.

이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회사에 요구한 것은 아주 소박한 것이었다. 시급을 좀 올려 달라는 것(현재 시급에는 최저임금 미달을 감추기 위해 회사가 상여금을 없애 버리면서 그 일부를 시급으로 전환한 것이 포함돼 있다), 단체협약을 체결하자는 것, 그리고 노조간부들 포진 부서의 도급계약을 해지해 대기부서로 만들어 불이익을 주지 말고, 장시간 근로를 해결하기 위한 교대제 개편을 노조와 논의하자는 것이다.

이런 소박한 요구를 걸고 이들이 생애 첫 노동조합을 만들어 첫 파업을 하자 만도헬라 원·하청 자본은 원청 소속 아르바이트를 동원해 공장을 가동했다. 파업 무력화, 태업이라는 누명을 씌워 임금 삭감, 도급계약 해지, 공장출입 금지,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다. 차마 더 투쟁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할 수 없었던 필자는, 이 젊은이들이 더 싸워 보겠다고 결론 냈을 때 감동인지 걱정인지 알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어 가슴이 아리고 코끝이 찡했다.

이들의 싸움은 우리 제조업 생산현장의 모순이자 문제의 근원, 원·하청 구조 그 자체가 출발이기 때문에 순탄할 수가 없다. 인건비를 빼먹는 중간착취자 하청과의 싸움을 넘어, 진짜 사용자 원청을 끌어내는 이 싸움에서 몇몇은 나가떨어지기도 하고, 깨뜨리기 어려운 벽에 좌절하고, 또 청년들이 살아가기 어려운 이 사회에 절망하기도 할 것이다.

이겨라, 청년노동자·노동조합! 오늘날 한국 사회 비정규직 문제를 대표하는 단어 '고용의 외주화' '위험의 외주화'는 지금의 한국을 살아가는 일하는 자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특히 우리 청년세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어다. 이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업장이 바로 첨단 부품산업의 메카, 자율주행차 테슬라에도 부품을 납품하는 비정규직 100% 생산현장 만도헬라 송도공장이다.

“역사상 최초로 젊은 세대가 노인 세대보다 못사는 시대가 온다.”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보고서에서 미국인들의 출생연도·소득·자산 등 각종 지표를 세밀하게 분석해 내린 결론이라고 한다. 이 시대 어른들 모두는 이 결론의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그 결론이 올바른가. 그대로 내버려 두면 되는가.

그 해결의 출발점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고스란히 피해자가 된 한국의 젊은 노동자들이 서 있다. 만도헬라 비정규 노동자들이 싸움에서 꼭 이기길, 청년노동자가 고용불안 없이 제대로 대접받으면서 살아가길, 원·하청 불공정 착취구조를 이겨 내고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세상이 되길…. 기성세대가 젊은이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해야 하는 이유, 만도헬라 비정규 노동자들의 파업이 반드시 승리해야 할 이유는 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박현희  labor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