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률단체 성명서]


삼성그룹 부당노동행위 엄중 처벌과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 삼성그룹 부당노동행위 관련 -


4월 2일 검찰이 ‘다스 소송비 대납’ 수사를 위해 삼성그룹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노조 와해’ 전략이 담긴 수천 건의 문서를 확보하였다. 문서 중에는 2013년에 공개된 ‘S(에스)그룹 노사전략’ 문건 내용 뿐만 아니라 최근까지 노조 와해를 위해 작성한 문건 등이 포함되었고 확보한 문건만 60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 압수수색 문건 중에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가 ‘Green화’(노조 탈퇴) 전략을 정리하고 삼성전자서비스에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4월 6일 오늘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한다고 한다.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2013.7. 설립되었고 이후 교섭해태, 노조탈퇴 유도, 표적감사 등 수많은 노조탄압이 자행되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당시 협력업체들과 삼성전자서비스주식회사, 삼성그룹 등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따른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하였다. 그러나 당시 삼성전자서비스, 삼성그룹에 대한 수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고용노동지청은 불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으며 검찰은 최근까지 적극적인 수사를 하지 않았다. 노조 설립 당시 검찰이 적극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부당노동행위 증거를 확보하여 기소를 하고 법원이 강력히 처벌을 하였다면 노동자들이 노조 탄압이 두려워 노조탈퇴를 하고 노조가입을 주저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삼성지회는 2013.10. 삼성그룹의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따라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되었다고 삼성그룹을 고소하였다. 그러나 검찰은 삼성그룹의 노사전략문건에 대하여 작성 주체 및 출처 확인이 불가능하고 공모의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하였다. 그러나 이후 삼성지회 조장희 부지회장에 대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사건에서 법원(서울고등법원 2015.6.12.선고 2014누2340판결, 대법원 2016.12.29.선고 2015두2895판결)은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삼성그룹이 작성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검찰이 2013년 당시 적극적으로 삼성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확보를 하기만 했더라도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는 지켜졌을 것이다.


검찰은 뒤늦게 그러나 다행스럽게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부당노동행위 문제에 대한 법제도개선이 동시에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수사는 한 때의 보여주기에 그치거나 법원의 경미한 처벌로 실질적인 규제 효과가 없을 우려가 있다.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 부당노동행위 법정형을 상향해야 한다. 노조법 위반 사건과 일반 형사 사건 사이에 법원의 징역형 선고 비율은 50배, 벌금형과 선고유예의 비율은 2배 이상의 현격한 차이가 있다. 부당노동행위는 노동3권을 직접 침해하는 기업범죄인데 검찰은 노동자들이 헌법상 보장된 쟁의행위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업무, 명예 관련 범죄보다도 가벼운 처분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한 사례는 이마트, 유성기업, 갑을오토텍 정도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때문에 사용자들은 부당노동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노동자들은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어도 노조할 권리는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부당노동행위의 현재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부당노동행위는 단체의 위력으로 노동조합원에 대하여 협박 또는 강요하는 것이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방해한 것과 유사하므로, 이와 같은 수준으로 법정형을 상향 개정하여야 한다.


둘째, 노조법상 사용자의 정의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 노조법상 사용자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대법원은 “(부당노동행위의 하나인) 지배 개입의 주체로서의 사용자인지 여부도 당해 구제신청의 내용, 그 사용자가 근로관계에 관여하고 있는 구체적인 형태, 근로관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 내지 지배력의 유무 및 행사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0.3.25.선고 2007두9075판결)라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법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여전히 실질적인 지배력이 있는 원청이 사용자인지 노동자들이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S문건을 작성하였지만 자신이 직접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협력업체에서 자행되는 수많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해 왔다. 따라서 노조법상 사용자 정의 규정은 당해 노동조합의 상대방으로서 지위를 인정할 수 있거나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인 지배력 또는 영향력이 있는 자도 사용자로 보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국제노동기구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2017.3.24. 금속노조의 제소에 대하여 “위원회는 정부가 “S그룹 노무관리 전략” 문건에 관한 검찰 수사 결과를 지체 없이 지속적으로 알려줄 것을 요청하며 정부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노동자 단체를 결성하고 가입할 노동자들의 권리를 완전히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 위원회는 정부가 이 사건에서 제기된 결사의 자유에 대한 다양한 장애물을 충분히 고려하여 노사단체와 협의하여 하청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와 단체교섭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적절한 매커니즘을 개발하기 위해 취한 조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권고한 바 있다.


우리 단체는 삼성그룹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에 더하여 정부, 국회가 노조할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18. 4. 6.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 민주주의법학연구회 / 법률원(민주노총・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