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으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


안현경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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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경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참터)

매년 1월1일이 되면 우리는 한 살을 먹고, 노동자들은 연차가 쌓인다. 그리고 최저임금도 오른다. 1988년 462.50원(1그룹)과 487.50원(2그룹)으로 시작한 최저임금은 매년 인상됐다. 그러나 최저임금 수준이 낮다는 주장이 지속돼 왔고, 이러한 인식에 대한 공감이었는지 지난 대선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는 최저임금 1만원이 포함됐다.

지난해 7월 올해 최저시급이 1천60원(16.4%) 인상된 7천530원으로 결정됐을 때 언론에서는 11년 만에 최고 인상률이라고 보도했다. 최저임금 적용을 받던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 공약처럼 2020년이 되면 최저시급 1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달 사용자 위원과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이 불참한 상태에서 2019년 최저시급은 올해에 비해 820원(10.9%) 인상된 8천350원으로 결정됐다.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을 이루겠다는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사과까지 했다.

경영계는 매년 최저임금 결정 때마다 인건비 인상으로 인한 영업이익 하락, 카드수수료, 임대료 문제를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춰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법의 목적은 “노동자가 사용자에게 제공한 노동에 대해 최소한 지급돼야 할 임금 수준을 보장해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기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즉 최저임금 결정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요소는 노동자의 안정적인 생활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이 보장될 수 있는 임금수준인지다. 경영계가 주장하는 가맹수수료, 카드수수료, 임대료 문제는 그 나름의 해법을 찾아 풀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경제 여건과 고용상황이 우선적으로 고려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노동은 토지·자본과 함께 기업을 이루는 3대 요소 중 하나다. 그런데 노동자가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며 노동을 해도 그 노동은 싼값에 팔리고 있고, 하찮은 취급을 받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경제적 가치는 낮아지고, 노동자와 노동은 만만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열심히 일하면 당연히 월급봉투가 두둑해지고, 집이 넓어지고, 넓어진 집에 하나씩 물건이 채워지고, 자동차도 장만하고, 가고 싶은 곳도 마음껏 갈 수 있는 경제적 여력도 생기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열심히 일해도 하루하루 빠듯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고 안정적인 생활과 미래를 꿈꿀 수 없는 노동자들은 죽을 때까지 살기 위해 노동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고, 최저임금만으로 생활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현재의 최저임금으로 과연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그들의 노동력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과연 노동존중 사회가 실현될 수 있을까. 감히 노동은 신성한 것이니 노동자가 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올해 4월 문재인 정부는 단절됐던 남북관계를 회복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켰고, 6월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에서 세계 1위 독일을 이겼다. 하지만 7월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 노동자들의 ‘최저시급 1만원’의 희망은 좌절됐다.


안현경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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