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구의역 김 군, 2018년 태안화력 발전소 김 군

정부가 바뀌어도 되풀이되는 청년 하청노동자의 죽음,

위험의 외주화 당장 중단하라!

 

 

12월 11일 새벽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의 24살 하청 청년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는 발전소의 석탄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공공기관인 서부발전에서 일하지만 서부발전의 직원이 아닌 하청업체의 직원, 그것도 1년 계약직 노동자였다. 24살 꽃 다운 나이의 청년노동자의 삶과 희망은 화력발전소의 어두운 석탄 이송 컨베이어 벨트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김군을 죽인 건 컨베이어 벨트가 아니다. 발전사가 직접 운영해야 할 업무를 민영화, 경쟁 도입 운운하며 하청업체로 넘긴 외주화가 죽였다. 비용절감과 경영효율화만이 지상 목표가 되고 노동권, 안전, 생명, 공공성은 내팽개친 공공기관이, 정부가 죽였다.

 

서부발전은 마치 개인의 실수가 원인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정규직도 혼자 다니면서 점검을 하고 있고 점검시 설비하고 직접 맞닿을 일이 없다고 밝혔다. 거짓말이다. 하청업체의 업무지시서는 설비 운영이 지연되지 않도록 설비가 떨어지면 즉시 제거하라고 되어 있다. 설비와 접촉하지 않고 무슨 방법으로 즉시 제거할 수 있나?

 

김군의 시신은 석탄 컨베이어 벨트 아래서 발견되었다. 서부발전 말대로라면 그곳에 들어갈 일이 없어야 한다. 벨트 아래 떨어진 석탄을 제거하라는 지시서가 없었다면, 홀로 작어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김군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서부발전은 뻔뻔하게 개인의 실수 운운할 것이 아니라 고인과 고인 가족에게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

 

5개 발전사에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발생한 사고 346건 가운데 337건(97%)이 하청 업무에서 발생했음이 밝혀졌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 동안 산재로 사망한 40명 가운데 하청 노동자는 37명(92%)이었다. 지난 8월 13일에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관리자가 하청노동자에게 안전작업허가서도 없이 업무를 재촉한 사실도 폭로된 바 있다. 힘들고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고 비용절감만 외쳤던 발전소 운영이 하청노동자를 죽음에 몰아넣고 있다.

 

이미 우리 사회는 2016년 구의역 사고에서 공공부문에서라도 죽음의 외주화,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공공기관이 직접 고용하는 것이 대안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부터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전환이 시작되었고 문재인 정부는 1년 6개월 전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하지만 발전사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해 왔다. 이런 저런 핑계로 협의를 지연시키고 생명안전 업무가 아니라며, 전문적 분야라며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아직도 정규직 전환 협의조차 하지 못하는 노동자들도 3,000여명에 달한다. 대통령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기만 했어도 이와 같은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약속만 하고 돌아보지 않는 대통령, 정규직 전환이 제대로 되도록 책임지고 집행하지 않고 있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정부에 묻는다. 구의역 김 군과 태안화력 김 군 무엇이 다른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무엇이 다른가?

 

돌아가신 하청노동자는 며칠 전 ‘정규직 전환은 직접고용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납시다’는 피켓을 들고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과 만나보기도 전에 세상을 떠야 했다.

 

이제 우리가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의 뜻을 실천하겠다. 오늘 시민사회대책위 출범을 시작으로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쟁을 해 나가겠다.

 

더 이상 자식을 잃은 부모가 오열하는 일을 만들지 않겠다.

 

정부가 바뀌어도 되풀이되는 청년 하청노동자의 죽음,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시키겠다. 김 군이 꿈꿨던, 우리 사회의 모든 노동자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싸우겠다.

 

2018년 12월 12일

 

 

故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가칭)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고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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